Friday, September 26, 2008

Tate의 첫 바깥 나들이



지난 일요일, 테이트가 난생 처음으로 바깥 나들이를 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처음'은 아닙니다. 소아과에 몇번 check up을 받으러 간 적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사실 '바깥'이라기보다는 주로 실내에서 다녔습니다. 그럼에도 June과 Boyeon에게 이 나들이는 나름 큰 의미를 가지는데, 카이와 테이트를 둘 다 데리고 집 밖으로 나간 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난 주말엔 아빠, 엄마부터 카이, 테이트까지 온 식구가 다 감기가 걸려서 함께 괴로워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몇주 전부터 이제는 테이트를 데리고 다녀도 괜찮겠다는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지난 일요일, 감기로 인한 전쟁터같은 집안 상황에 괴로워하던 Boyeon에게 June이 살짝 바람을 넣었더니 웬일인지 호응을 해주어서 결국 아이들 둘을 다 데리고 나가게 되었습니다.

자동차 뒷자석에는 카이와 테이트의 car seat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테이트 꺼는 아직 아기용이라서 뒤를 바라보게 되어 있고, 카이는 이제 앞을 바라보고 앉습니다. 두 car seat 사이의 비좁은 공간에, 몸이 예전같지 않은(?) 보연이 용케 끼어 앉았습니다. 운전석 옆자리가 비어 있었지만, 옆자리의 테이트를 카이가 어떻게 대접할지 걱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멀리는 못 가고, 집에서 한 20분쯤 걸리는 쇼핑몰에 갔습니다. OOoo네가 살고있는 Bergen County에는 이상한 옛날 법이 남아있어서, 일요일에는 먹거리와 책 등 예외적인 몇가지 품목을 제외하고는 모든 상점들이 다 문을 닫아야 합니다. 당연히 대부분의 쇼핑몰들도 영업을 할 수 없지요. 이 날 간 쇼핑몰은 서점과 레스토랑, 스파 등이 있어서 일부만 문을 엽니다. 특이한 건, 쇼핑몰 실내가 연결되어 있어서 문닫은 상점들 앞을 걸어다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카이가 더 어렸을 때, 날씨가 추운 일요일에는 이곳에 와서 함께 산책을 하곤 했었는데, 카이가 그토록 좋아하는 에스컬레이터라는 'roller coaster'에 처음 눈을 뜬 곳도 이 곳이었습니다. 암튼, 사람들이 거의 없는 일요일의 빈 쇼핑몰은 감기걸린 아기를 데리고 나들이하기엔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춘 공간입니다.

쇼핑몰 주차장에 들어서자마자 카이는 "에스터"라고 외칩니다. 카이와 테이트를 2개의 유모차에 태워 실내로 들어갑니다. 일요일이라 에스컬레이터는 대부분 코- 잡니다. 그 앞에서 실망스러워하는 카이를 데리고 엘리베이터 문 앞으로 가서 버튼을 누르게 합니다.

다행히 엘리베이터는 움직이고, 카이는 금새 신이 납니다. 테이트는 약간은 어리둥절한 표정입니다. 가끔 울기도 하구요. 문닫은 상점들 앞을 걸어서 Barnes and Noble 앞까지 갑니다. 서점 안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는 코- 자는 적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카이는 아빠를 끌고 서점안으로 뛰어갑니다. 아빠는 카이를 안아서 에스컬레이터를 4번 연달아 태워주고, 엄마는 테이트를 안고 윈도우 안에 진열되어 있는 것들을 구경시켜 줍니다. 테이트는 고개를 빳빳히 세우고 나름대로 이곳저곳을 둘러봅니다.

여전히 "에스터"를 아쉬워하는 카이를 억지로 달래서, family restroom에 온 가족이 다 함께 들어갑니다. 꽤 luxurious한 쇼핑몰이라선지 이곳에는 family restroom도 잘 되어 있습니다. 수많은 아이들의 똥과 오줌의 파편들이 묻어있을지도 모를 changing table이 더럽다며, 한 깔끔하는 보연은 그 위에 깔개를 깔고 테이트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거기 누일라치면 소리를 질러가며 싫어하는 카이는 그냥 서있는 채로 기저귀를 갈아줍니다. June이 오줌을 누고, 카이는 그 옆에 와서 신기한 듯 얼굴을 들이대고 아빠의 '쉬-'가 나오는 곳을 들여다봅니다. Boyeon은 뒤에서 "남자아이들에겐 아빠가 그러는걸 보여주는게 좋대"라고 말합니다.

처음 집을 나설 때는 어디 가서 점심이라도 먹고 들어갈까 생각도 했지만, 막상 테이트까지 데리고 나와보니 이 아이들 둘을 데리고 밥을 사먹으러 간다는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걸 깨닫습니다. 음식을 시켜놓고 테이트가 울면 한 사람은 테이트를 안은 채로 어르고, 다른 사람은 카이를 먹이느라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뻔한 상황도 머릿속에 그려지구요. 그래서 계획을 변경하기로 합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카이와 테이트는 번갈아가며 울다가, 운좋게도 나란히 잠이 듭니다. 아빠는 Wholefoods 수퍼마켓으로 목적지를 바꿉니다. Boyeon은 카이가 요즘 거의 하루에 한 팩씩 먹어치우는 유기농 딸기를 사러 들어가고, June은 두 아이가 자고 있는 차 안에서 iPhone으로 이메일을 체크합니다.

보연이 장 본 것을 차에 싣고, 두 car seat 사이로 곡예하듯 다시 들어올 때까지도 어인 일인지 두 놈 다 잠에서 깨질 않습니다. 갑자기 스시가 먹고 싶어진 준형과 보연, 'Sushi To Go'에서 스시를 한 접시 삽니다. 집 앞까지 왔는데도 계속 잠을 자는 아이들을 놓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아이들을 깨우지 말고 차 안에서 먹기로 합니다. 비닐봉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아이들이 깰까봐, June이 차 밖으로 나가서 스시를 꺼내고, 간장을 찢어 담고, 나무젓가락을 갈라서 가지고 들어옵니다. 운전석에 앉은 June과 뒷자리 car seat 사이에 앉은 Boyeon은 둘 사이의 콘솔박스 위에 스시를 놓고, 한 사람은 간장을 들고, 한 사람은 미소 soup을 든 채로, 두 아이의 눈치를 봐가며 결국 스시 한 접시를 다 먹는데 성공합니다. 쓰레기를 모아서 버리고 난 후에야 카이가 깨서 징징대고, 그 소리에 테이트까지 깨서 웁니다.

스시를 먹으면서 나눈 대화.

보연: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 다닐만 하네."
준형: "진짜? 난 앞으로 이렇게 다닐 생각을 하니까 눈앞이 캄캄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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